裸木의 시 / 김남조
잊어버리리
간절히 두 손으로 받아 보던
흰 눈도 잊었네
정은 제멋대로 박하고
사람은 제멋대로 아쉽고
인생은 아무 때나
찝질하고 골똘한 미각(味覺)
잊어버리리
불행한 이가 남기고 간 말도
그 미소도 잊으리
잎새를 떨어뜨리며
서 있는 나무
저 허허로운 낭만의 둘레
성스러운 달과
성스러운 해가
조용히 잔을 기울이고 부어 주는
저것은 무엇일까
세월은 제멋대로 가고
사람은 제멋대로 그립고
인생은 자주
물기 없는 선홍의 단풍
모두 잊으리
간절히 두 손으로 받아 보던
흰 눈도 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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