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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馬처럼 걷는 경기 여행

(경기) 운길산(雲吉山)과 수종사(水鐘寺)

 

운길산(雲吉山)과 수종사(水鐘寺)

 

 

 

 

 

언제: 2009.12.15(화요일)

누구: 2명

어떻게: 전철 이용 (10:15 용산역 출발~운길산역11:00~산행~18:00 용산역 도착)

 

살면서 가장 가슴 떨리는 일은 낯선 곳으로 떠나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다.

만남은

너와 나, 이것과 저것 그리고 이곳과 저곳,

전혀 다른 객체가 어우러지는 것.

 

올해 마지막 산행은 경기도 팔당에 있는 운길산을 선택했다.

해발 610m,

높지 않은 산이지만 택한 이유는 바로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정약용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고

유학자 서거정이 칭송한 '동방에서 가장 뛰어난 풍광을 가진 사찰' 수종사가 운길산 가슴에 소롯이 안겨 있는 곳,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

바로 두물머리(兩水里·양수리)가 관망 되는 곳이다.

 

만남이란

共存이며 어쩌면 가슴 깊이 숨어있는 理想일 수 있다.

 

 

 

 

영하 기온이라 고드름이 달려 있다. 

 

운길산 수종사 일주문 

 

멀리서 바라 본 수종사 전경 

 

불이문 

 

 

운길산 정상과 수종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리는  정상으로 향했다. 

 

 

 

 

 

 

 

 

운길산 정상에서 관망된 북한산 전경. 

 

  

두 잔의 막걸리에 취하다.

워낙 추운 날씨여서인지 보온통의 물이 미지근하여 막걸리로 뱃속을 데워 컵라면은 뱃속에서

익혔는데

떨면서 먹은 라면 맛, 잊을 수 있으려나!

운길산 북편에서 바라본 팔당댐. 위쪽 지류는 광주군에서 내려오는 경안천. 아래 저지대는 정약용의 생가 '다산 유적지'다.

저곳은 좌측 두물머리에 경안천이 합쳐져 '세물머리'와 같다. 

 

아시는 분 있으려나? 

 

 

입구는 좁으나 안은 장년 3~4명은 쉴 수 있는 암굴에 부처님 상이 모셔져 있다. 

 

수종사 맑은 물 

 

 

수종사 응진전 

 

산신각과 약사전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선불장(選佛場)

 

寺下淸江江上烟         사하청강강상연   
峰巒如畵揷蒼天         봉만여화삽창천  
有力雷公藏不得         유력뇌공장부득  
玄冥榻在殿中間         현명탑제전중간
百花香動鷓鴣啼         백화향동자고제 

절 아래 맑은 강, 강물 위론 뿌연 안개,
봉우리들 그림처럼 푸른 하늘에 꽂혀 있네.
유력한 뇌공으로도 감출 수가 없었던지,
아득한 탑 하나가 불사(佛舍) 속에 있구나!
온갖 꽃향기 동하니 자고새가 우짖는다. 

 

선불장에 초의선사 시가 주련으로 있다.
석옥화상 시를 차운해서 12首를 지었는데 3首째 시이다. 

 

 

 

 

 

 

 

 

 

 

 

 

왕명에 의하여 세워진 수종사에 남아 있는 팔각원당형 부도이다.

팔각원당형 부도는 기단 탑신 지붕이 모두 8각형이고 단층인 부도로 지붕과 기왓골 등 세부는

목조건물의 양식을 모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기단부가 일반적으로 상 중 하대석으로 구성되는데 비하여 이 부도는 상 하대석만 마련된 것이 특이하다.

상대석과 하대석은 팔각형으로 되어 있으며 탑신은 원당(圓堂)으로 표면에 한 마리의 용이 조각되어 있다.

지붕돌도 팔각형이며 그 위에 복발 보륜 보주가 올려져 있다.

이와 같은 형태의 부도는 인근 지역에 있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무학대사(無學大師) 부도와 비슷하다.
지붕돌 낙수면에 '태종태후정의옹주사리조탑시주○○유씨금성대군정통사년기미십월일입

(太宗太后貞懿翁主舍利造塔施主○○柳氏錦城大君正統四年己未十月日立)'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세종 21년(1439) 왕실의 명으로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 복발(覆鉢):탑의 최상부 지붕돌 위의 노반석 위에 얹는 엎어진 주발 모양의 장식
* 보주(寶珠):모든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구슬(여의주)로 탑의 꼭대기에 장식한다.
* 보륜(寶輪) : 부처의 가르침을 뜻하며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늘 굴러서 여러 사람에게 이르는 것이 마치

수레바퀴와 같으므로, 윤보(輪寶) 또는 법륜(法輪)이라고도 한다.
  

 

 

 

수종사 대웅보전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지붕의 구조(1975년 건축)

불당에는 비로자니불을 모셨다.

비록,

불자는 아니지만 올해 마지막 산행을 할 수 있음을 부처님께 감사의 절을 올렸다.

그리고

기원했다.

1. 연로하신 어머님과 장인, 장모님 생각.

2. 아내와 아이들 생각.

3. 나를 알고 있는 분들 생각.

4. 나를 위한 생각. 

 

 

 

 

 

대웅전 앞에서 본 두물머리 전경 

 

 

경학원(經學院) 

 

 

 

세조가 수종사에 심었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고있다. 

 

 

 

삼정헌(三鼎軒) 

 

수종사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詩, 禪, 茶가 하나임을 의미한다는 삼정헌.

선배님과 함께 서투르게 우려낸 차의 향기는

내 안의 부질없는 생각과 마음을 정화하고

하얀 찻잔에 담긴 노르슴한 차의 빛깔은 흐릿한 두 눈을 정결케 하며

한두 모금 머금은 차 맛은 내 속의 탐욕을 사라지게 했다.

또한

창 넓은 유리창으로 관망 되는 두물머리의 풍광과 어우러진 차 맛은 내 글 솜씨로는 표현하지 못해

부끄럽다.

 

다산 정약용께서도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선생과도 수종사의 맑은 물로 차를 즐겨 마셨다는데......

 

 

  

 

-여행 후기

 

운길산(雲吉山 610M)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으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양수리에서 서북쪽으로 4km 거리에 솟아 있는 산.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하여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산 중턱에 있는 수종사에는 지방문화재 제22호인 팔각 5층석탑과 5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무엇보다도 남한강과 북한강을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관이 뛰어나 해동 제일의 사찰이라 옛사람들은 전했다.

서거정, 초의선사, 정약용, 송인, 이이 등이 머물던 곳으로 시 몇 수가 전해진다.

물맛이 좋아 차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수종사(水鐘寺)는

1459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요양 하고 돌아오던 세조는 귀경길에 이 부근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 그 종소리 행방을 찾아보니 

지금의 수종사 자리에 있는 바위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암벽을 울려 청아한 종소리처럼 들렸음을 알고

그곳에서 나한 열여덟 분을 발견하여 나한을 모신 절을 짓고 수종사(水鐘寺)라 이름했다는 설이 있다. 

 

바위굴로 떨어지던 그 맑은 석간수(石間水)는 차 맛을 우리기에도 일품이었다고 한다.

인근 마현마을에서 나고 죽은

다산(茶山) 정약용은 이곳 샘물로 차를 즐겨 마시며 절에서 공부도 했다는데 

말년에는 수종사에서 해동명필 추사 김정희, 다성(茶聖) 초의 선사 등과 교류하며 차를 마셨다고... 

 

수종사는 운길산 가슴에 안긴 조그만 사찰이었다.

급경사에 올려진 터라 타 사찰에 비해 건물이나 여타 요사채들이 크지 못하고 아기자기 하다.

비록 타 사찰에 비해 보물이나 국보의 유적은 없을지라도

여타 사찰의 국보급보다 더 값진 남한강과 북한강이 어우러지는 두물머리를 관망할 수 있음이

국보급에 버금 한다 할 수 있었다. 

 

요새는 막걸리가 대세이다.

선배님과 헤어지기 섭섭하여

 

운길산 역 부근 두부전골을 안주로 막걸리를 거나하게 마신 선배님의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