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 오세영
드디어 활짝 피었구나.
어쩌란 말이냐,
나의 사람은 아직도 소식이 없는데
푸른 꽃그늘에 앉아 이 봄날을 나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
지난 겨울 밤,
등피를 밝혀 쓰던 편지는
끝내
전할 사람이 없고,
두견새는 밤새 저리 울고 봄비는
강물 되어 흐르더니
드디어 활짝 피었구나 뜰의
백목련 한 쌍.
네가 없는 봄을, 이 푸른 꽃그늘의 대낮을
나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
드디어
목련은 활짝 피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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