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흰 구름 머무는 푸른 하늘 나는 빨간 고추잠자리 便에
밤새 쓴
戀書 한 장 보내고 싶은데
이럴 땐
가슴에
한 사람 있으면 좋겠다.
새벽
골목길 나서다 만난 눈 시리게 고운
여명의 희열
해 질 녘
삶이 유영하는 술집 앞을 지나칠 때
서글픔
귀뚜리 앓아 잠 못 이루는
푸른 밤
가슴 치는 그리움을
또박또박
적어
발가벗은 戀書 한 장 보낼 수 있고
손잡고
요염하게 입술 내민 코스모스 들녘
걸을 수 있는
이 가을에 딱
한 사람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