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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어부사시자 중 춘사/ 윤선도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중 춘사(春詞) / 윤선도 - 원문과 해설 및 감상  

■ 춘사(春詞) ■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ㅅ병(濁 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 歌)의 흥(興)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 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취(醉)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 )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 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興)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 요점 정리

연대 : 조선 효종 때
갈래 : 평시조, 연시조(전 40수), 정형시
성격 : 강호한정가
표현 : 대구법, 반복법, 의성법
제재 : 어부의 생활
주제 : 강호의 한정,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여유와 흥취

○ 내용 연구

*춘(春):고기잡이를 떠나는 광경
*하(夏):소박한 어옹의 생활
*추(秋):속세를 떠나 자연과 동화된 생활
*동(冬):은유를 써서 정계에 대한 작자의 근심하는 마음

압개예 : 앞 강변에. 앞 개울에
배떠라 : 배 띄워라. '떠라'는 '띄워라'의 오기인 듯함
지국총 : 닻을 감을 때 나는 소리. '어부가'의 후렴으로 쓰임. 찌거덩.
어사와 : 배를 젓는 소리의 의성어. 엇샤. 어와. 이것을 한자로 쓴 것은 그 음을
차용하였을 뿐 아무 뜻이 없다.
닫드러라 : 닻을 들어라.
건듣 부니 : 얼핏 부니. 문득 부니.
돋다라라 : 돛을 달아라.
이어라 : 흔들어라. 노를 저어라. 배를 저어라
돋디여라 : 돛을 내리어라.
뢰택양거 : 뇌택은 연못이름.
뱃대를 : 돛대를.
슈됴가 : 뱃노래.
셩듕 :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뱃노래
만고심 : 뱃노래 가운데 배어 있는 옛 사람들의 풍류
빗겨 있다 : 비스듬히 걸려 있다.
벽슈앵셩 : 푸른 나무에서 들리는 꾀꼬리 소리
몰괘 : 모래
둠 : 뜸. 풀로 거적처럼 엮음 물건.
모괴를 : 모기를
창승 : 쉬파리
간변유초 : 물가에서 자라난 그윽한 풀
구실 : 직분. 맡아 보는 일. 할 일
물외 : 속세의 바깥. 세상 물정에서 벗어난 것
사시흥 : 사계절의 흥겨움
슈국 : 강촌. 물이 많은 곳. 여기서는 보길도
용여하쟈 : 마음껏 놀자. 한가롭게 노닐자.
백빈홍료 : 흰 마름 풀과 붉은 여뀌
바애니 : 눈부시게 빛나니.
은슌옥척 : 크고 좋은 물고기
딜병 : 질흙으로 구워 만든 술병
명색 : 저물어 가는 빛. 황혼.
쳥흥 : 고상한 흥취. 맑은 흥겨움
빋견는데 : 비스듬히 가로 걸려 있는데
봉황루 : 임금이 계신 궁궐
셔풍딘 : 서풍으로 날아드는 먼지
숑간셕실 : 소나무 숲 사이 돌로 지은 작은 건물
주대 : 줄과 대. 낚시줄과 낚시대.
동뎡 : 중국 호남성에 있는 소상강과 동정 호수
바탕 : 바다. 일터. 어장.
곧다오면 : 낚싯밥이 좋으면. 미끼가 좋으면
만경유리 : 유리같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 겨울바다
천텹옥산 : 겹겹이 쌓인 구슬같이 아름다운 산. 겨울산
혜여본고 : 생각해 보았던고
자자뎓다 : 자욱하게 서려 있다.
아압디 : 거위와 오리가 모여 사는 못
초목참 : 초목까지도 부끄러움을 당한 치욕
단애취벽 : 단풍든 낭떠러지와 푸른 절벽
화병 : 그림 병풍.
파랑셩 : 파도 소리
딘휜 : 세속의 시끄러움
챵쥬오도 : 강호에서 우리들이 즐겨하는 일
손 고븐 제 : 손꼽아가며 날을 보낼 적에
연식 : 편히 쉼
블근 곳 : 쌓인 눈이 석양 놀에 반사되어 붉게 보이는 것
셜월 : 눈 내린 밤에 비치는 달
숑창 : 소나무가 서 있는 창문.
비겨 잇쟈 : 비스듬히 앉아 있자꾸나.

◆ 이해와 감상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어부사를 중종 때 이현보가 어부가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것을 다시 고산이 후렴구만 그대로 넣어 40수로 고친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가에서 시상을 빌어 왔다고 하나, 후렴만 떼고 나면 완전한 3장 6구의 시조 형식을 지니면서, 전혀 새로운 자기의 언어로써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는 시조이다.

봄 아침에 어부들이 고기잡이 배를 띄우고 강촌을 떠나가는 광경을 노래한 것이다. 앞 포구에는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는 햇살이 비치며, 밤 사이의 썰물이 물러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생기가 돋고 희망에 넘치는 분위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윽고 배가 바다로 밀려 나가자 멀리 보이는 강촌의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봄이 돌아오자 산과 들은 파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싱그렇고 맑은 대기 속에서 제일 먼저 우는 것은 뻐꾸기다. 이 뻐꾸기는 신록이 한창 우거질 때까지 계속해서 우짖는다. 어촌의 춘경을 노래하되, 첫 구절에 뻐꾸기를 등장시켜 어촌(그것은 농촌이라도 좋다의 봄 풍경을 노래한 것은 작가만이 나타낼 수 있는 예리한 감각이다. 특히 문장에 도치법을 써서 표현의 모를 더욱 더 살려 놓았다. 그리고, '안개 속에 나락들락하는 어촌의 두어 집','온갖 고기가 뛰노는 맑은 소' 등 티끌 세상과는 완전히 절연한, 선경과도 같은 어촌으로 부각해 놓아,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끝 구절 첫마디에서 '맑은'으로 하지 않고 '말가한'이라고 한 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중 춘사(春詞) - 윤선도   

    한 잎 조각배에 실은 것이 무엇인가 갈 때는 안개더니 올 때는 달이로다
    에혀이...
    인생아.... 앞강에 안개 걷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뛰워라 배 뛰워라 썰물은 밀려가고 밀물은 밀려온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강촌에 온갖 꽃이 먼 빛이 더욱 좋다 날씨가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 하는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낚싯대는 쥐고 있다 탁주병 실었느냐 동풍이 잠깐 부니 물결이 곱게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東湖를 돌아보며 西湖로 가자꾸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온다 우는 것이 뻐꾹샌가 푸른 것이 버들숲가 배 저어라 배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맑은 깊은 연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 고운 볕이 쬐는데 물결이 기름 같다 배 저어라 배 저어라 그물을 넣어 둘까 낚싯대를 놓으리까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漁父歌에 흥이 나니 고기도 잊겠도다 석양이 기울었으니 그만하고 돌아가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물가의 버들 꽃은 고비고비 새롭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정승도 부럽잖다 萬事를 생각하랴 芳草를 밟아보며 蘭芷도 뜯어 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한 한잎 조각배에 실은 것이 무엇인가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갈 때는 안개더니 올 때는 달이로다 醉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려다가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떨어진 꽃잋이 흘러오니 神仙境이 가깝도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인간의 붉은 티끌 얼마나 가렸느냐 낚싯줄 걸어 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벌써 밤이 들었느냐 두견 소리 맑게 난다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남은 홍이 무궁하니 갈 길을 잊었더라 내일이 또 없으랴 봄밤이 그리 길까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싯대로 막대 삼고 사립문을 찾아보자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어부의 평생이란 이러구러 지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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