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名詩 감상

승무(僧舞)/조지훈

승무(僧舞)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 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조지훈
본명 조동탁 호는 芝薰
1920 12월 3일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동 출생  
1939 <문장>을 통하여 <고풍의상>,<승무>,<봉황수> 등으로 정지용의 추천을 받아 등단  
1941 혜화전문 문과졸업  
1946 조선청년문학가협회 조직  
1950 문총구국대 기획위원장 역임  
1968 한국시인협회장 역임  
1968 5월 17일 사망  

'名詩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A Psalm of life/생의 찬가/롱펠로우  (0) 2006.03.10
당신을 향한 마음/미켈슨  (0) 2006.03.03
서귀포(西歸浦)-이홍섭  (0) 2006.02.13
홀로 있는 밤에/도종환  (0) 2006.02.04
더 깊은 눈물 속으로/이외수  (0) 2006.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