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은 어디로 갈까
몸이 죽으면 혼은 어디로 갈까,
문득 너는 생각한다.
얼마나 오래 자기 몸 곁에 머물러 있을까.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강당을 나서기 직전에 너는 뒤돌아본다.
혼들은 어디에도 없다.
침묵하며 누워 있는 사람들과
지독한 시취뿐이다.
- 한강의 《소년이 온다》 중에서 -
혼은 떠나기 전,
생전의 자기였던 몸을 바라본다 합니다.
어쩌면 작가의 시선처럼 산 자와 함께 한때는 자신이었던 몸을 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없는 슬픔과 연민과 고마움으로 작별을 고할 것입니다.
이제 나머지는
오직 살아있는 자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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