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2년 3월 29일 화요일
어디 :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일대
처음 버스에서 내려
빨간 풍선처럼 보였던 설치물은
산수유 문학관 건물 중 빨간 산수유 열매를 상징한 시설물이었다.
약 50년 전
하룻밤 자고 나온 동네라 어딘지 기억할 수 없지만
기억 중 하나는 돌로 둘러 막은 초가 화장실인데, 제주도에서만 돼지를 화장실 아래 사육한 줄 알았는데
산동에도 화장실 밑에 돼지를 키우고 있어
무척 산골임을 알았다.
산천엔 노란 산수유꽃이 곱고
내 희미한 기억 속의 산골 동네는 곳곳에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섰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는 막힘이 없이 뚫렸고,
지리산에서 내린 개울도 잘 정리되어
살기 좋은 동네로 변했다.
이른 봄에 핀
산동백과 산수유는 꽃이 닮았고 색깔도 노랗게 피어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나뭇가지를 보면 산동백 나무는 미끈하고, 산수유나무는 껍질이 사진처럼 너덜너덜하니 구분하기가 쉽다.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본 산수유 군락지
영춘화
햇살 고운 날
돌담길 따라 바람처럼
혼자
산수유 숲길 걷는데
돌담 위
어여쁜 아가씨들 빙긋 웃으며
수줍에 하네
몇 군데 마을을 돌아보며
행여 그 친구 집을 기억하면 어떻게 하나?
그러나 워낙 짧은 하룻밤 머문 동네이고, 또한 50년이 더 지난 산동은 개벽을 하여
기억할 수 없어 다행이며 아쉬웠다.
일흔이 넘어 아직도 초라한 변명을 한다.
이곳 누구에게 물어도 다 아는 사람인데......
산수 좋고 공기 좋은 이곳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히 잘 살기를 바라며
저물기 전에
다시 구례읍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산동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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