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名詩 감상

낙화(落花) /이형기

낙화(落花)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名詩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피천득  (0) 2010.11.03
그래도 사랑하라/마더 테레사  (0) 2010.10.12
뼈아픈 후회/황지우  (0) 2010.09.08
복종/한용운  (0) 2010.08.15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0) 2010.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