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3년 1월 17일 화요일
어디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전시를 열며
외규장각 의궤가 우리 품으로 돌아온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우리는 외규장각 의궤를 이리 들여다보고 저리 들여다보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아내었습니다.
이제 그간의 이야기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여러분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의궤는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을 줄여서 한 단어로 만든 것으로,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이란 뜻입니다.
‘의식의 궤범軌範’ 의궤는
조선시대의 중요 국가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상세하게 기록해놓은 책으로,
그 중에서도 외규장각 의궤는 오직 왕 만을 위하여 가장 귀한 재료로 가장 정성스럽게 만든 귀하디귀한 책입니다.
생김새도 귀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더욱 귀합니다.
예법禮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을 이끄는 품격의 통치, 그리로 가는 길이 바로 의궤 속에 있습니다.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한 가치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전시순서
01.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
02. 예로써 구현하는 바른 정치
03. 질서 속의 조화
전시 기간 : 2022. 11. 1. ~ 2023. 3. 19.
01 : 왕의 책, 외규장각 의궤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끝난 후 그 전 과정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은 기록물입니다.
한번에 3부에서 많게는 9부를 만들었는데, 그중 1부는 왕이 읽어보도록 올리고 나머지는 관련 업무를 맡은 관청이나
국가 기록물을 보관하는 사고(史庫)로 보냈습니다.
왕에게 올린 어람용(御覽用)과 여러 관청에서 나누어 준 분상용(分上用)으로 나뉩니다.
외규장각 의궤는 몇 권을 제외한 대부분이 어람용입니다
왕이 열람을 마친 후 어람용 의궤는 왕실의 귀한 물건들과 함께 규장각 또는 외규장각에 봉안하였습니다.
후대의 왕들이 꺼내보면서 예법에 맞는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왕을 위한책 외규장각 의궤는 후세를 위한 모범적 선례이자 영구히 전해야 할 왕조의 정신적 문화
자산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외규장각의 관리 대장 「외규장각형지안」
1857년(철종 8) 9월에 작성한 강화도 외규장각의 형지안입니다.
'형지안'이란 어떠 사안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한문서를 말합니다.
일종의 외규장각 관리 대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외규장각의 내부 구조와 물품의 보관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건물 중앙 안쪽에는 3층의 봉안장이 있었고, 여기에 대왕대비, 왕대비, 왕, 왕비가 책봉될 때 받은
옥책, 금보, 교명을 보관하였습니다. 왕실의 위상을직접 상징하는 가장 귀한 의물들을 중앙에 모신 것입니다.
어보(御寶)를 담는 외함 보록
철종의 비 철인왕후의 왕비 책봉 옥책
전시장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
1752년(영조 28) 영조의 맏손자 의소세손(1750~1752)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어람용 의궤입니다.
분상용이 따로 남아있지 않은 유일본이자 조선시대 세손의 장례 기록으로서도 유일한 자료입니다.
상권의 마지막에는 의소세손의 관과 서적, 부장품과 각종 제사 물품을 싣고 묘소로 가는 발인 행렬을 그린 반차도가
28면에 걸쳐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반차도에 비해 인물 및 기물의 형태와 색채가 선명하여
완성도가 높습니다. 만장의 경우 총 60개로 숫자를 줄여서 세자의 장례보다 격을 낮추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세손을 특별히 아꼈던 영조의 배려로 관을 실은 가마 대여의 뒤에 세손의 교육과 보호를 담당했던
세손강서원(世孫講書院) 및 세손위종사(世孫衛從司) 관원들을 따르게 했습니다.
다른 발인반차도와 달리 횃불을 든 봉거군과 망촉9첫불)을 든 망촉군이 표현되지 않은 것은
백성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렬 규모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옥책탑본
1902년 고종황제가 자신의 양아버지인 문조익황제(익종)와 어머니 신정약왕후 조씨에게 올린 옥책의 탑본
익종의 어린 시절 글씨
익종(1809~1830)이 11세 때 쓴 글씨로 만든 첩
산자우리와 종자우리
우리는다식이나 약과 등을 높이 쌓을 수있도록 고정시키는 틀
향로 향합
향 피우면 신(神)이 여기에 감응하여 내려온다고 하는데, 제사에서는 항상 향을 피우는 그릇인 향로와
향을 담는 향합을 준비합니다.
촛대
제사 때에 초를 꽂기 위해 사용한 촛대
산뢰
산과 구름, 우뢰 문양을 넣은 술항아리
희준과 상준
희준은 소의 모습을 본뜬 술항아리이고, 상준은 코끼리의 모습을 본뜬 술항아리
이 희준과 상준의 배 부위와 뚜껑 안쪽에는 '문희묘'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문희묘는 문효세자(1782~1786)를 제사지내던 사당으로, 정조(재위 1776~1800)의 맏아들로 출생
이듬해에 바로 왕세자로 책봉되었지만, 5살에 홍역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헌경혜빈현륭원원소 도감의궤
1815년(순조 15)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로 더 잘 알려진 현경혜빈이 남편 사도세자(장헌세자)의 묘소인
현릉원에 합장한 과정을 기록한 의궤
인선왕후영릉산릉 도감의궤
1674년(헌종 15) 효종의 비 인선왕후 장씨의 능을 조성한 과정을 기록한 의궤
인경왕후익릉산릉 도감의궤
1680년(숙종 6)10월에 조선 제19대 왕 숙종의 비 인경왕후 김씨의 능을 조성한 절차를 정리한 의궤
지금 보눈 그림은 사수도 중 백호와 주작입니다.
백호는 네 다리와 어깨 등에 신성한 불꽃무늬인 화염문을 두르고 서 있는 모습이며,
주작은 머리와 다리가 3개인 삼수삼족의 봉황 모습입니다.
현종숭릉산릉도감의궤
제 18대 왕 헌종의 묘소인 숭릉 현재의 동구릉안에 조성한 과정을 기록한 의궤
지금 보이는 그림은 사수도 중 마지막인 현무의 모습입으로,
거북과 뱀이 뒤엉켜서 서로를 바라보는 귀사합체의 형상으로, 거북은 입에서 상서로운 기운 영기를 품고
거북의 반점과 등껍질, 뱀의 등에 난 얼룩무늬 등이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었습니다
효종국장도감의궤
1659년(헌종 즉위) 5월에 승화한 효종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어람용 의궤로
장례를 주관하는 국장도감을 설치해서부터 5개월 뒤 시신을 묘소인 영릉으로 옮겨 장사지내고
창경궁으로 돌아와 문정전에 신주를 봉안하기까지 국왕 장례 전 과정을 기록하였습니다.
외규장각(外奎章閣)
1782년 2월 정조가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치한 규장각이다.
정조는 외규장각이 설치되자
원래의 규장각을 내규장각(內奎章閣, 내각)이라 하고, 각각의 규장각에 서적을 나누어 보관하도록 하였다.
이후 병인양요(1866년) 당시,
강화도에 상륙한 프랑스 극동함대사령관 피에르 구스타브 로즈 제독이 규장각을 불태워 전각이 소실되었다.
이 결과로, 5000권 이상의 책이 소실되었고, 의궤(儀軌)를 비롯한 340권의 책과
문서 및 은궤 수천냥이 약탈되었다.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의궤 297권은 파리 국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중
고 박병선 박사께서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 당시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해서 수많은 노력 끝에
2010년 11월,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열린 서울 G20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와의 정상 회담 이후 외규장각을
5년마다 갱신 대여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2011년 4월 14일, 1차분으로 75권이 환수되었고. 2011년 5월 환수가 완료되어,
7월부터 그 중 일부를 국립중앙박물관을 통해 공개하였다.
그러나 환수는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대여 방식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미완의 환수라는 점이 분명하다.
조선 왕실 의궤는 국립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되지만, 그 소유권은 실제 프랑스가 갖고 있다.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조선의 상징적 문화재인 의궤를 우리의 문화재로 등록할 수도 없다. 전시나 연구 등을 위해
의궤를 다른 기관에 대여하는 것 등도 프랑스 측의 승인을 받아야 할 판이다.
결국 제국주의에 약탈당한 문화재의 대표 격인 외규장각 의궤를 이 땅으로 가져오는 데는 성공했으나,
남은 과제 또한 엄존하는 셈이다.
외규장각 도서의 온전한 환수를 위해선 소유권을 한국정부가 가질 수 있는 추가적 조치와 협상이 요구된다
현재 강화도에 있는 외규장각 건물은 강화군에서 2003년에 복원한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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