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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국보 및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사유(思惟)의 방

 

언제 : 2023년 1월 17일 화요일

어디 : 국립중앙박물관

 

 

나름 

긴 암흑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2022년 11월에 들어 건강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 심장내과 진료를 받았는데, 별이상이 없단다.

이상이 없다면 좋은 일인데,

나는 이상이 있는데-----

 

그렇게 시작한 내 건강의 이상은 비뇨기과 입원과 수술 그리고 소화기내과의 이상으로 다시 입원

그리고

 퇴원하였다.

 

처음엔 이 나이에 뭘 더 좋은 것 볼 것이라고 살아났나?

참담함과 후회의 실망 속에 지내다

어느 순간 환한 빛이 다가와 70년 동안 혹사 당한 삭신이니

잠시 휴식하며 약한 곳을 복원하여 남은 여생은 더욱 의미 있게 살라는 기회 주심을 깨달아 감사하며

아직 불편한 것들이 있음에도

좋은 날을 기다리며

2023년 첫 일정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찾는다.

 

 

사유의 방은

어둡고 고요한 복도의 한 공간에서

장 줄리앙 푸스의 디지털 비디오 작품 '순환'의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을 지나

소극장 규모의 공간 저 멀리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고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을 만나볼 수 있다.

 

 

 

장 줄리앙 푸스의 디지털 비디오 작품 '순환'은

끝없는 물질의 순환과 우주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아래에 몇 장면을 담았다.

 

 

미디어아트 공간을 지나면 사유의 방이다

 

아래 사진처럼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 전시되었는데

소극장 규모의 공간 저만치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얹고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댄 채 깊은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을 만나볼 수 있다.

 

- 사유의 방 -

반가사유상은

불전(佛典)의 내용 중에서 석가가 태자였을 때

궁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다가

어느 날 궁전 밖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라고 하는 고통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인생에 무상함을 느끼고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중생들은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태자 사유상(太子思惟像)에서 유래된 도상이다.

 

 

 

 

 

 

 

 

 

 

 

좌측 :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우측 :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두 반가사유상 중 우측 국보 제83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가사유상이다.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

6세기 후반

높이 83.2cm, 무게 37.6kg - 1916년 입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고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댄 채 사유에 든 보살의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조각의 세부적인 표현은 평면적이지만,

부드러운 신체 곡선과 유려하게 흘러내린 천의(天衣), S자로 주름 잡힌 의자 뒷면의 표현 등은

매우 율동적이어서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준다.

 

해와 달의 모습을 결합한 특이한 형식의 보관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보관의 문양은 사산조 페르시아의 왕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양어깨에 돌출된 천의 자락과 장식적인 보관 등이 중국 동위(534~550) 계열의 불상과 비슷하여

6세기 후반경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상은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품으로,

 반가'와 '사유'라는 두 가지 자세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뛰어난 조형성과 상의 표면을 둘러싼 청동을

일정한 두께로 균일하게 주조한 첨단 기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저리 고운 미소를 지으셨을까?

어느 장인이 만든 기교의 미소가 아니라 사유하는 미륵보살이 내가 지금 건강이 좋지 않아 일상이 힘들어도

힘내라며 천상의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라면

이것이 힐링이 아닌가.

 

인간의 고뇌는 갈망에서 비롯되었다면,

이 사유의 방은 어둡고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삶의 고뇌, 삶의 회의, 삶의 고통을 벗어난 두 분의 미륵을 모셔놓고

나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생각을 통해

존재의 이유를 알고 이상의 세계를 흠모하는 행복을 갖게 하는 것이

내가 이 사유의 방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7세기 전반

높이 93.5cm, 무게 112.2kg - 1912년 입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과 함께 국내에서는 가장 큰

금동반가사유상으로 높이가 93.5㎝이다.

 

1920년대에 경주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하나 근거가 없으며,

머리에 3면이 둥근 산 모양의 관(冠)을 쓰고 있어서 ‘삼산 반가사유상(三山半跏思惟像)’으로도 불린다.
얼굴은 거의 원형에 가까울 정도로 풍만하고

눈두덩과 입가에서 미소를 풍기고 있다. 상체에는 옷을 걸치지 않았고, 목에 2줄의 목걸이가 있을 뿐

아무런 장식이 없다.

왼발은 내려서 작은 연꽃무늬 대좌(臺座)를 밟고 있고, 오른발은 왼쪽 무릎 위에 얹어 놓았다.

왼손으로는 오른 발목을 잡고 오른손은 팔꿈치를 무릎에 얹었으며,

손가락으로 턱을 살며시 괴고 있다.

 

하반신을 덮은 치맛자락은 매우 얇게 표현하여 신체 굴곡이 잘 드러나며,

연꽃무늬 대좌를 덮은 옷자락은 깊고 자연스럽게 조각되었다.

왼쪽으로 옥을 꿴 치마의 띠가 내려가고 있으며,

머리 뒷부분에는 긴 촉이 달려 있어 광배(光背)를 꽂았음을 알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균형 잡힌 신체 표현과 자연스러우면서도 입체적으로 처리된 옷 주름,

분명하게 조각된 눈·코·입의 표현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조각품으로서의 완벽한 주조 기술을 보여준다.

잔잔한 미소에서 느껴지는 반가상의 자비로움은 우수한 종교 조각으로서의 숭고미를 더해준다.

 

 

 

 

 

 

 

 

 

 

 

 

솔직히

내 건강이 조금 불편해 곧 좋아지라는 기원의 의미로

계묘년 새해는 특별히 다른 새해를 맞이하고 싶어 무엇을 주제로 새해를 열어볼까? 고민했다.

 

그래서

조금은 불편한 몸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사유의 방에 머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으나 

내가 바라는 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집중력이 없어 

사진만 담고 돌아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국보에서도 국보인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과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의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한 공간에서 뵐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고,

예전과 다름없는 건강한 몸으로

계묘년 새해에는 튼튼한 두 발로 걸어서 천지를 쏘다니며 좋은 곳을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