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Pensive Bodhisattvas National Treasures of Korea and Japan
언제 : 2016년 5.24.(화) ~ 6.12.(일)
어디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84년만의 5월 무더위 때문인가 중국발 미세먼지로 문제 때문인지 최근 나의 정보망이 좋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5월 24일 부터 한일 반가사유상 기획전이 열린다는 지인에게 소식을 듣고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지난번 일본 여행 때 보았어야 했는데,
일정상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어 부랴부랴 달려간 것이다.
전시실에 들어가니
왠걸
우리나라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이 전시되어 있고, 맞은편에 시커먼 일본 국보 목조반가사유상 한 점이 전시되어 있다.
매우 실망하여 대략 살펴보고 나오는데,
노인 한 분이 자기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이 목조반가사유상을 보러 일부러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아뿔사
다시 들어가 감사한 마음으로 감상을 하였다.
일본에서는 불상이 너무 멀어 자세히 볼 수 없는데, 전시를 통해 아주 가까이 유리벽 하나 사이로 볼 수 있어
행복하시단다.
(박물관 가는 길)
특별전을 개최하며
국립중앙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은 2015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오랜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를 더욱 발전시키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하여
이번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반가사유상이라는 불상 형사을 매개로 한일 두 나라가 공유한 불교 사상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의 국보 주구사(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이 최초로 한자리에서 만납니다.
한국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은 6세게에 제작된 삼국시대 불교 조각을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일본의 국보 주구사 소장
목조반가사유상은 7세기 아스카(飛鳥)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품입니다.
하나는 금동으로 주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녹나무를 깎아 만든 것이라는 점이 다르지만,
두 작품은 당시 유행한 미륵 신앙을 바탕으로 조성된 반가사유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비록 겉모습은
달라 보이지만 제작의 속뜻이 같은 이 두 반가사유상은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오랜 문화 교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합니다.
두 나라 국민들이 사랑하는 한일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처음 만나는 이 자리가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이해하고
우호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자세의 상을 말하며,
이러한 자세는 출가 전에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되었고
인도 간다라 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반가사유상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해졌습니다.
삼국시대에는 미륵 신앙을 배경으로 국보 제78호 상과 제83호 상을 비롯하여 봉화 북지리에서 출토된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반가사유상(추정 복원 높이 약 3m)등 기념비적인 작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신라에는
전륜성왕(轉輪聖王) 사상의 유행과 더불어 화랑을 미래의 구세주인 '미륵의 화신'으로 여기는 인식이 있었고, 이는 곧 대형
반가사유상이 제작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반가사유상이 일본에 전래되어 아스카(飛鳥)시대에 수많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탄생시켰습니다.
그 예로 666년에 만든 오사카 야추사(野中寺) 금동반가사유상의 대좌에는 '彌勒'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일본의
반가사유상은 한국과 같이 금동으로 만든 것이 많지만,
큰 상의 경우에는 주구사(中宮寺) 상과 같이 나무로도 제작하였습니다.
※ 전륜성왕(轉輪聖王) : 고대 인도의 사상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군주상으로,
지상을 무력이 아닌 정법(正法)으로 전 세계를 통치하며 군주에게 요구되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
6세기 후반
높이 83.2cm, 무게 37.6kg - 1916년 입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고 손가락을 뺨에 살짝 댄 채 사유에 든 보살의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해줍니다.
조각의 세부적인 표현은 평면적이지만, 부드러운 신체 곡선과 유려하게 흘러내린 천의(天衣), S자로 주름 잡힌 의자 뒷면의
표현 등은 매우 율동적이어서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해와 달의 모습을 결합한 특이한 형식의 보관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보관의 문양은 사산조 페르시아의 왕관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양어깨에 돌출된 천의 자락과 장식적인 보관 등이 중국 동위(534~550) 계열의 불상과 비슷하여 6세기 후반경
삼국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은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품으로, '반가'와 '사유'라는 두 가지 자세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뛰어난 조형성과
상의 표면을 둘러싼 청동을 일정한 두께로 균일하게 주조한 첨단 기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본 국보 주구 사(中宮寺) 목조반가사유상
이 목조반가사유상은 쇼토쿠 태자(聖德太子 - 574~622)가 세웠다고 알려진 나라 현 주구 사 소장의 작품입니다.
머리에는 특이하게 두 개의 둥근 상투를 틀어 올렸으나,
못 구멍 자국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원래는 보관을 착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그시 감은 눈매에는 윤곽선을 새기지 않아 명상을 하는 듯 보여 신비롭습니다.
살짝 올라간 입가와 편평한 귀에서 예스러운 표현이 보이지만 신체의 비율이 자연스럽고 치맛주름이 유려한 후대의 양식이
공존하고 있어서 아스카시대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당시 목조불상에 주로 사용한 녹나무로 제작되었으며, 나무를 11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각 부위를 끼워 맞추는
창의적인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상은 한반도에서 전래된 산가사유상을 일본적인 조형으로 승화시킨 아스카시대의 대표적인 불교 조각품입니다.
주구 사(中宮寺)
일본 나라 이카루가 마을에 위치한
주구 사는 호류 사(法隆寺), 시텐노 사(四天王寺) 등과 함께 쇼토쿠 태자(성덕태자, 574~622)가
건립한 7대 사찰 중의 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주구 사는 호류 사의 동북쪽에 위치하지만, 창건 당시의 가람은 현재의 위치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창건의 내력을 알려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나, 사찰 터의 발굴 조사 결과 탑과 금당이 남북으로 늘어선
시텐노 사 식의 가람 배치가 확인되었고, 7세기 기와가 출토되었습니다. 이로 미루어 주구 사의 건립 연대는
아스카시대 7세기경으로 추정됩니다.
주구 사는 국보 목조반가사유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자수인 천수국수장(天壽國繡帳, 622)을 소장하고 있는
사찰로도 유명합니다.
※ 천수국수장(天壽國繡帳)
622년 일본의 성덕태자가 죽은 후 명복을 빌기 위해 태자가 천수국(天壽國)에 있는 모습을 수장(繡帳)으로 만든 것으로
고구려인이 밑그림을 그렸다.
목조반가사유상
아스카시대 7세기 후반
대좌포함 높이 167.6cm - 불상높이 87.9cm
일본 국보 - 일본 주구 사 소장
(전시회 사진과는 무관하나 참고로)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7세기 전반
높이 93.5cm, 무게 112.2kg - 1912년 입수
이 상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머리에는 삼산관(삼산관) 또는 연화관(연화관)이라는 낮은 관을 쓰고 있다.
상반신에는 옷을 전혀 걸치지 않고 목걸이만 착용하고 있으며,
하반신에는 율동적인 치맛자락이 다리를 감싸며 대좌를 덮고 있다. 신라계 승려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고류 사(廣陵寺)의 붉은 소나무로 만든 반가사유상과 유사하다.
(전시회 사진과는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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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보 제1호 ‘미륵보살 반가사유상
한국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 제1호 목조반가사유상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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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보 제83호 ‘금동 반가사유상’ ◇일본 국보 제1호 ‘보관미륵보살반가사유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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