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 새해에도 천상의 미소를 잃지 않는
국보 제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
어디 :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2리
이 세상에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상과 같이 아름다운 미소가 있을까요?
그 미소는
이 세상의 미소가 아니라 천상의 미소일 것입니다.
계사년 새해,
살을 에는 혹독한 추위에도
변함없는 미소를 보내시는 삼존불상의 인자하신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앞에 축대를 쌓은 바위에 삼존불상이 모셔저 있는데 올라가는 길 외에는 주변이 막혀 있습니다.
오전에 왔다면 햇살이 제대로 비추는 삼존불상을 뵐 수 있었을 터인데
조금 늦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습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약 1400년 전의 불상이 이렇게 좋은 상태로 보존이 가능한 이유는
바위들과 지형이
비와 바람을 막아주어 이 세상의 미소가 아닌 천상의 미소를 간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미소에
한참을 바라보며 나도 따라 미소를 지어보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미소를 보면서
태안 마애삼존불의 인위적 마모로 인해 삼존불이 미소를 감춰버린 안타까움을
다시 아프게 생각합니다.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층암절벽에 거대한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하고
그 앞쪽에 나무로 집을 달아 만든 마애석굴 형식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반원형의 눈썹,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넓은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하였는데,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옷은 두꺼워 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며, 앞면에 U자형 주름이 반복되어 있다.
둥근 머리광배 중심에는 연꽃을 새기고, 그 둘레에는 불꽃무늬를 새겼다.
머리에 관(冠)을 쓰고 있는 오른쪽의 보살입상은
얼굴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풍기고 있다.
천의를 걸치지 않은 상체는 목걸이만 장식하고 있고, 하체의 치마는 발등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의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글고 살찐 얼굴이다.
두 팔은 크게 손상을 입었으나 왼쪽 다리 위에 오른쪽 다리를 올리고, 왼손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
오른쪽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있는 모습에서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볼 수 있다.
반가상이 조각된 이례적인 이 삼존상은
『법화경』에 나오는 석가와 미륵, 제화갈라보살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의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와
둥근 맛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므로, 이 마애여래삼존상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불상이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은
바위가 비와 바람을 막아 풍화작용을 막아주고 계단을 쌓기 전에는 제단이 밑에 있어서
삼존불상이 인위적 마모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애삼존불상을 모신
바위 위 척박한 틈새에 어떻게 저렇게 큰 소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불심에 의한 끈질긴 생명력인 것 같습니다.
종무소 앞 절벽바위 위에 있는 좌대는
보원사지에 있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이곳에 옮겨놓았다가
2005년 3월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분실하였답니다.
불이문도 새것으로 세우고 있고 마애삼존불상 앞 제단도
공사 중이라 어수선합니다.
우연히 관리소 위를 보니
조그만 암자가 숨어서 마애삼존불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애삼존불상을 뵈러 가는 길에 돌탑이 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이 추운 겨울에 하필 공사 중이라 다리에서부터 마애삼존불상이 있는곳 까지
어수선합니다.
계사년 새해에도
변함없는 천상의 미소로
우리가
외롭거나 힘들어 할 때
힘이 되어 주실 것을 믿으며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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