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춰버린 미소' 백제 최고(最古)의 마애삼존불(泰安 磨崖三尊佛)
국보 제307호
언제 :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어디 : 충남 태안군 태안읍 동문리 산 5
1990년 즈음
태안 만리포에서 시작하여 안면도를 둘러보고 대천으로 건너 칠갑산과 부여를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태안 백화산 정상부근에 있는 태안 마애삼존불상을 처음 뵈었습니다.
약 20여 년이 지난 오늘
옛 기억을 더듬어 태안 백화산의 마애삼존불을 찾아가는데 쌓일 만큼은 아니지만,
뜬금없이 눈발이 날립니다.
예전엔 태을암이
조그만 암자 하나로 삼존불상 저 밑 계곡 쪽에 보일 듯 말 듯 있었는데
그동안 중창을 많이 했습니다.
태을암 대웅전
시래기를 널어놓은 풍경이 정겹기도 하고 날 추운데 따끈한 국물 생각도 납니다.
마애삼존불 찾아가는 길
예전엔 마애삼존불상이 지금보다는 더 뚜렷했던 것 같고 아주 곱고 아름다워 한참을 머물렀는데
풍화에 의한 마모와 인위적 마모로 안타깝게도 많이 훼손되어
좋지는 않지만 전각을 세웠네요.
태안 마애삼존불은 원래 무릎 아래는 묻혀 있는 보물 제432호였는데
발아래 모두 연꽃이 조각된 특이한 형태가 발굴되어 2004년 국보 제30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틀림없이
고운 미소를 띤 모습일 터인데 얼굴 마모가 심해 고운 미소를 볼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감춰버린 미소.
바위의 큰 홈이 목조전실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태안마애삼존불상은
우리나라 마애삼존불의 시초라는 큰 의미를 가진
높이가 왼쪽 불상 207㎝, 가운데 보살상 130㎝, 오른쪽 불상 209㎝.
이 상은 커다란 바위의 표면에 가운데 보살상을 본존으로 하여 좌우에 불상을 배치한 특이한 삼존형식으로 조각되어 있다.
원래 삼존불의 주위에는 목조전실(木造前室)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각 상은 모두 두광(頭光)과 단판 연화대좌를 갖추고 있고
현재는 마멸이 심한 편이다.
양 두불상은
머리는 소발(素髮)이며 그 위에 작은 육계(肉髻)가 얹혀 있고
얼굴은 둥글고 통통한 편으로 미소를 띠고 있으며 신체 역시 어깨와 가슴을 양감 있게 표현해 전체적으로 장중한 느낌을 준다.
법의는 두꺼운 통견(通肩)으로 걸쳤는데 옷주름은 가슴 앞에서 U자형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묵직하게 처리되었으며
가슴 위로는 군의(裙衣)를 묶은 띠매듭이 보인다.
두 손은 4번째손가락과 5번째손가락을 구부린 채 시무외(施無畏)·여원인(與願印)을 취하고 있으나,
왼쪽 불상은 가슴 앞으로 올린 왼손에 약합(藥盒)으로 보이는 둥근 지물(持物)을 들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보살상은
두 불상에 비해 크기가 작으며 머리에는 높은 보관(寶冠)을 쓰고 있고 관의 장식이 어깨 위까지 늘어져 있다.
천의(天衣)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으나 양 어깨를 덮고 내려와 무릎 밑에서 교차되었으며,
두 손은 배 앞에서 모아 보주(寶珠)를 위아래로 감싸고 있다.
이 삼존불상은
양감 있는 얼굴표현이나 비교적 당당한 체구 등에서 중국의 북제(北齊) 또는 수대(隋代) 불상의 양식이 보이며,
특히 보살상에 보이는 높은 보관의 형태와 두 손에 보주를 들고 있는 도상은
부여 신리 출토의 금동보살상을 비롯한 서산마애삼존불상 등 백제의 초기 보살상에서뿐만 아니라
일본 아스카[飛鳥] 시대의 호류 사[法隆寺] 금당석가삼존상의 협시보살상 및 보장전(寶藏殿)의 금동보살상,
몽전(夢殿)의 목조관음보살상 등과 비교된다. 따라서 그 제작연대는 7세기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태안반도와 인접한 지역에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불상인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비롯해 예산화전리사면석불 등 많은 불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중국과의 교역에서 지역적으로 중요한 요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위 전면에 마애삼존불상이 계십니다.
태안 백화산은 해발 284m의 낮은 산이지만 나름대로 아주 여문 산입니다.
마애삼존불과 백화산을 두루 구경하고 내려오니
날리던 눈발도 그치고 해가 백화산을 하얗게 비춥니다.
항상
궁금했던 태안 마애삼존불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조금 여유로울 것 같은데
언제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천 년 만 년
감춰진 미소
잘 보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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