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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詩 감상

늦가을/김사인

 

 

 

 

늦가을

 

 

                                                                김사인

그 여자 고달픈 사랑이 아파 나는 우네

 

불혹을 넘어

손마디는 굵어지고

근심에 지쳐 얼굴도 무너졌네

 

사랑은

늦가을 스산한 어스름으로 밤나무 밑에 숨어

기다리는 것

 

술 취한 무리에 섞여

언제나

사내는 비틀비틀 지나가는 것

 

젖어드는 오한 다잡아 안고 그 걸음 저만치 좇아

주춤주춤

흰고무신 옮겨보는 것

 

적막천지

한밤중에 깨어 앉아

그 여자 머리를 감네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흐린

불 아래

제 손만 가만가만 만져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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