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1
/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 모르고
자기가 가 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 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 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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