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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글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법정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안으로 충만해지는 일은
밖으로 부자가 되는 일에 못지않게
인생의 중요한 몫이다.

인간은

안으로 충만해 질 수 있어야 한다.


아무 잡념 없이 기도를 올릴 때

자연히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때는

삶의 고민 같은 것이 끼어들지 않는다.

마음이 넉넉하고 충만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번쩍거리고 잘 사는 것 같아도

정신적으로는 초라하고 궁핍하다.

크고 많은 것만을 원하기 때문에 작은 것과 적은 것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고마움을 잃어버렸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살뜰함과 고마움에 있다.

나는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통해

행복을 느낄 때가 있다.

내 삶의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다.


산길을 가다가 무심히 피어 있는

한 송이 제비꽃 앞에서도

얼마든지 나는 행복 할 수 있다.

그 꽃을 통해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얻을 수 있다.


또 다정한 친구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

전화 한 통을 통해서도 나는 행복해진다.

행복은

이처럼 일상적이고 사소한데 있는 것이지 크고 많은데 있지 않다.

마음이 충만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함 속에서 아무 부족함 없이

소박한 기쁨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충만의 화신이다.

또 진정으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이다.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의 소박한 기쁨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을 살 줄 아는 것이다.

그것은 모자람이 아니고 가득 참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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