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반백 중년 2023. 10. 19. 01:05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湖水)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백로(白鷺)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