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눈 내리는 밤 - 유병운
반백 중년
2019. 1. 13. 00:00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사랑하는 일은 죄 아니다
세상
천지
이 나이에
아직도
가난한 가슴 안아 줄 사람
없는
삶과 인연의 간극
삭풍
핡키고 달아난 지붕
아래
이해할 수 없는 언어들의 유희
빈 잔
속
헝클어진 뇌
언젠가
애타게 불렀던 이름
비틀거린 두 줄
흔적
돌담
틈
틈
숨어버린 붉은 동백
그 위
눈 날리고
눈 내리고
황량한 아라비아 사막 건너는
젖은
낙타
검은 눈
파란 눈
하얀 눈
훨
훨
기억할 수 없는
숨찬
카타르시스의 아련한 기억
눈
내리는 밤
사랑할 수 없는 자
죄
되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