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사모 /조지훈

반백 중년 2014. 12. 23. 11:54

 

 

 

 

사모

 

 

                                                      조지훈

 

 

그대와 마조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 아래 턱을 고이고

 

단둘이서 나누

말없는 얘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거룩한 광망

 

그대 모습은

운명보담 아름답고 크고 밝아

 

물들은 나무 잎새

달빛에 젖어

 

비인 뜰에 귀또리와 함께 자는데

 

푸른 창가에 귀 기울이

 

생각나는 사람 있어

밤은 차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