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가을비

반백 중년 2014. 9. 30. 13:41

 

 

 

 

가을비

 

 

새벽

뜬금없는 인기척에

문 여니

 

가을이

움츠리고 서 있다.

 

무심히 내리는 가을비에도

 누구는

울고

 

누구는 떠난다.

 

올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세월호 참사

윤 일병 구타 사건

나라가

없는 듯

 

하늘도

땅도

울었고

대한 국민의 양심이 울었다.

 

그 울음

여름 지나고

가을 와도

여태 떠나지 못하고 한반도를 떠돌고 있는데,

 

회개의 통곡 소리

사라지고

 

흘렸던

노란 눈물도

더러운 힘에 의해 속절없이 말라버렸다.

 

내 탓이라며 

오천만 국민 앞에 눈물 흘리며

약속하던

 

얄팍한 그 입술에서

새어나온

떨리던 소리

 

아직 생생한데,

 

남들은

그럴 수 있다고 할지라도

나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리라.

 

그렇게 살면

오래 살 것 같으냐고

차마

묻지도 않으리라.

 

어느새

시월,

 

산천에

4월의 눈물처럼

비 내리고,

 

오곡 익어

 향기

넘치는데

 

왜 이리

가슴은

아리고 눈물 나는가

 

속임은

가을비에도

지워지지도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