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자작詩

고해(苦海)

반백 중년 2013. 2. 26. 06:00

 

 

 

 

고해(苦海)

 

강물 건너듯

 

언제부턴지

어설픈

몸짓으로

    메일을 열고 있다.

 

어디 살며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마른 목 다듬고

 

때론,

 

쓴웃음 지으며

마음

내려놓는데

 

어느새

손은

     메일을 열고 있다.  

 

터벅터벅

가던 길 멈추고

돌아보는 횟수

잦아져

 

등짐

하나 둘

밤하늘 유성으로

 태워

 

그 재로

진 길 메우며

가는

 

이젠

감출 수 없는 반백

중년.

 

뜬금없이,

 

잊히어 가는 이름

부르는

소리에

 

무심히 끌려가던

낯선 영혼

깨워

 

언젠가

한번은

울어야 하는 것 알면서도

 

돋보기 쓰고

오늘도 기다린다

 그 메일.